별별다방으로 오세요! - 길을 막고 지나가는 사람에게라도 물어보고 싶은 당신의 고민을 들어드립니다!

동서와 나 사이에, 어머님이... (16)
769
mrs****
2018-09-04
조회 16178
추천 6


저한테는 손아래 동서가 하나 있습니다.


저보다 네 살 아래이지요.

그런데 그 동서와의 관계가 참 묘합니다.

사람만 딱 떼어놓고 보면 나무랄 데 없습니다.

경우 바르고, 성실하고, 매력도 많은 사람이지요.

아마 사회에서 그 사람을 만났으면 좋은 친구로 잘 지냈을 거 같습니다.

그런데... 실제 저희 관계는 그렇게 좋게 흘러오지는 않았습니다.

저도 잘 한 건 없지만,

동서도 저와 늘 거리를 두려 하더군요.

아무리 궁합이 맞는 사람끼리도 동서지간으로 만나면 별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그런 차가운 변덕이 동서의 타고난 성격인지...

 

그런데 제가 최근에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저희 시어머님이 중간에서 계속 없는 말을 만들어 옮기셨더라고요.

동서를 훈계하시거나, 동서에게 뭔가 요구하실 때

꼭 제 말을 꺼내신겁니다.

제가 전혀 하지도 않은 말을 끼워넣으셨더라고요.

네 형(), 네가 잘못했다고 그러더라...

네 형도 네가 이해 안 간다고 그러더라...

나는 괜찮은데 네 형이 그건 아니라더라...

애들 양육방식이라든지, 집안 행사에 참석하는 문제라든지

심지어 이사를 하려고 집을 알아보는 과정에서도

어머님은 간섭을 하시면서 꼭 제 얘기부터 끌어넣으시더라는 거죠

 

그러니 동서가 어떻게 저를 믿겠습니까?

동서 입장에서는 제가 참 이상하고 주제넘은 사람이었겠지요.

 

어머님 때문에 그간 쌓이고 쌓인 오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네요.

그렇다고 두 며느리가 이마 맞대고 앉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머님의 거짓말을 드러낼 수도 없고.

동서랑 저랑 그냥 다 풀기로 했어요.

 

그런데 희한한 게, 금방 사이가 좋아지지는 않네요.

그동안의 속사정을 이해는 하지만,

나한테 차갑게 대한 기억들이 이미지로 남아서요.

 

참 우리 어머님은 어른 노릇 잘못 하셨어요.

두 형제, 특히 두 며느리 사이를 좋게 만들어주셔도 부족할 판에

당신 말값 올리시려고, 없는 말을 전하시다니...

그냥 어른으로서, 순리대로 가르치시면 되지,

그럴 만한 자신감도 없으시면 그냥 넘어가시든지요.

 

친구 사이 같으면 한번 따져라도 보겠지만

고령의 시어머니한테 그럴 수도 없네요.

이제라도 동서와 오해를 푼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하겠죠.

 

그런데 남편의 반응은

어머님이 워낙 마음이 약하고 부드러우신 분이라 그렇다네요.

차마 대놓고는 야단치지 못해서 그런 거라고...

동서나 저나, 어머님이 상대하기엔 너무 센 여자들이라는데

참 기가 막혀 웃음이 나옵니다.

 

지나친 부드러움이 낳은 참사라니...  

댓글 16

댓글 쓰기
0/2000 byte
이전글
아이들 손은 놓았던 엄마. (20)
다음글
그때도 안 하던 딴 짓, 지금 해야겠어!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