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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의 아슬아슬한 농담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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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2018-07-11
조회 13359
추천 7


결혼한지 아직 얼마 되지 않아, 상황과 분위기 파악이 서툰 새댁입니다.

시댁과 친정이 여러모로 달라서, 적응이 안 됩니다만

제가 제일 힘든 것은, 우리 시어머님의 독특한 농담화법이세요.

웃으시면서, 아슬아슬한 말씀을 툭툭 던지세요.

 

예를 들면...

제가 백화점 상품권 두 장을 봉투에 넣어드렸을 때

(생신도 아니고 어버이날도 아니고, 그냥 드렸어요.)

어머님이 봉투를 열어보시더니 입을 삐죽 하시며 하시는 말씀.

백화점씩이나 가서 이거 두 장으로 뭘 사?

 

전 당황했어요.

큰 액수는 아니지만, 그냥 고맙다 잘 쓸게 하실줄 알았거든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쩔쩔매는데

어머님이 웃으시며 그러시네요. 하여간 고마워.

 

그리고 또 한 번은 신랑이 퇴근길에 전화 왔더라고요.

어머님이 전복삼계탕 해놨다고 먹으러 오라고 했다고요.

집으로 가지 말로 어머니댁으로 바로 오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갔는데,

제가 들어서는 걸 보시며, 놀란 눈을 하시고는

너도 왔니? 내 아들 귀한 음식좀 먹이려고 했더니,

이러시는 거예요.

 

같이 티비 보다가,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 하려는 스토리 보시면서 갑자기

, 내가 너 죽자고 반대했어. 너 몰랐지?”

이러세요.

이게 진심인가 농담인가 얼떨떨해하면, 어느새 웃으며 다른 얘기 하시고요.

 

농담이었다 해도, 얻어맞은 상처는 얼얼하게 아파요.

그리고 어머님의 아슬아슬한 농담이 정말이지 너무 많고 잦습니다.

뭐든 제가 드리면, 에게, 겨우 이거야로 받으시고.

제가 전화를 드리면, 누구시더라 로 받으시고

제가 설거지를 하려고 하면 이깟 거 해놓고 나중에 집에 가서 힘들었다고 내 아들 달달 볶으려고?

이러시고요.

오죽하면 어머님께 인사드리던 날 처음 들은 말이 코수술했네?” 였어요.

반가워요. 맘 편히 가져요. 이런 말을 기대하다가

코수술 했느냐는 소리를 듣고 정말 당황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코 수술을 받은 적이 없기에, 정색하고 아니라고 말씀드렸더니,

농담에 뭘 그렇게 진지하게 나오느냐는 식으로 웃으시더라고요.

 

그런데 농담이라는게...

분위기도 띄우고 서로 가까워지게 하는 윤활유같은 거라야 하잖아요.

하지만 어머님에 대해 제가 너무 안타까운 건,

꼭 왜 사람을 놀라게 하고, 움츠러들게 하는 농담만 하시느냐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눈치를 많이 보게되는 새며느리인데

따뜻하게 편안하게 대해주셔도 바늘방석인데요.

 

더구나 저희 친정부모님들은 농담을 별로 안 하신다는 것도

제가 적응이 안 되는 이유에요.

저희 부모님의 말씀은, 해석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그냥 액면가 그대로예요.

고맙다 하시면 고마우신 거고, 서운하다 하시면 서운하신 거고요.

그런데 어머님은 모든 걸 한번 꼬아서 말씀하시고

저를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걸 즐기시는 것 같아요.

원래 성격이 저러신가 싶으면서, 동시에 저한테만 유독 더하신 듯도 해요.

며느리에 대한 경계심 혹은 약간의 심술 같은 것도 있으신 게 아닐까요.

 

물론 제가 차차 적응을 해야겠죠.

하지만 분명한 건, 어머님의 농담에는 이 서 있다는 겁니다.

농담 말고, 그냥 진심에서 나온 말씀들을 하시면

고부 관계가 훨씬 자연스러워질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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