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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먼저 갱년기가 온 남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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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s****
2018-06-06
조회 14714
추천 3

남자도 갱년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호르몬 변화 때문에 여자같아진다고 하대요.

드라마 보다가 훌쩍 훌쩍 울기도 한다고요.

 

우리집 남자도 그렇게 센티한 쪽으로 변화를 보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제 남편은 요즘 들어 걸핏하면 삐칩니다.

제가 아무 의미 없이 한 말을 꼬아서 듣고

며칠이나 입을 내밀고 있다가 나중에 속내를 털어놔요.

그런 일이 몇 번 반복되니, 제가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어요.

 

말만 그런 게 아니에요.

몸짓 하나, 표정 하나까지 상처받는 모양입니다.

좀 민망한 얘기지만, 언젠가 한 번 제가 다가오는 남편을 떠다민 적이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힘껏 밀었다고 생각 안 했는데

남편이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떨어지더라고요.

미안하다고 말하기도 웃겨서 그냥 웃었는데

화를 버럭 내네요.

그래서 제가 설명을 했죠.

내가 마침 팔꿈치쪽에 연고를 발라놓은 상태라서 그랬다고요.

낮에 프라이팬에 데어서 화상연고 바르고 있는데

갑자기 다가오면 어쩌냐고요.

 

하지만 그놈의 갱년기 때문인지

이해심도 바닥입니다.

설명을 듣고도, 전혀 화가 안 풀리는 겁니다.

이유야 어쨌건 제 표정이 모든 걸 설명하더랍니다.

그리고 그 일로 두고두고 골을 부립니다.

안 믿어지시겠지만 지금껏 몇 달이 넘도록 근처에도 안 옵니다.

 

원래 좀 세심한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소심하지는 않았는데...

호르몬의 장난인지, 아니면 오래 살다보니 본 성격이 다 나오는 것인지

사람을 힘들게 하네요.

더구나 저는 덤벙덤벙, 뭐든 심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

더 힘듭니다.

앞으로 저는 더욱 남자 같아질 거 같은데...

 

결혼할 때는 나와 달라서 매력이었는데

인생 후반전에 오니, 그 간극이 부담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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